◇서울식 = 용금옥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적 서울식 ‘추탕’집이다. 1932년에 차렸으니 이제 90년이 다돼 가는 노포 중 노포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데 전통의 메뉴와 맛을 오롯이 지켜와 이젠 ‘서울 음식의 역사’가 되고 있다.
추탕은 통마리와 갈아 넣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소 사골과 내장, 고기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유부, 두부, 애호박, 버섯, 양파 등을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육개장 스타일. 한 세기 가깝도록 이어온 업력답게 전 연령대 고르게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한다. 먼저 초피가루를 넣고 국수사리와 밥을 말아 먹는 재미가 있다. 식사 겸 반주하기에도 좋지만 미꾸라지 부침(튀김) 등 술안주 메뉴도 다양하다. 서울 중구 다동 24-2. 1만 원.
◇남원식 = 전북 남원시를 가르는 요천 앞에는 ‘추어탕 거리’가 있다. 이곳에 3대째 경영하는 삼대원조할매추어탕이 유명하다. 통통한 미꾸라지를 삶고 갈아 여러 번 뼈를 거른 후, 그 육수에 된장을 넣어 쓴다.
여기다 고랭지 무청 시래기를 넣고 팔팔 끓여낸 걸쭉한 국물이 매력이다. 콩 좋은 남원고을 된장에 들깨, 매운 고추를 넣어 진하면서도 시원하다. 한 뚝배기 비우고 나면 과연 몸이 팔딱팔딱 살아나는 느낌이다. 미꾸라지 튀김도 서비스로 상에 차려낸다. 통마리 추어를 채소와 함께 돌판에 올려 먹는 숙회도 별미다. 추어탕 9000원. 숙회 4만 원부터.
◇원주식 = 김가네원주추어탕은 철저한 원주식 추어탕이다. 갈아 넣었대서 갈추어탕, 그대로 넣어 통추어탕이라는 이름으로 나눠 판다. 얼핏 보면 어죽 전골 형식으로 불에 직접 올려 보글보글 끓여 먹고 수제비 등을 넣어 먹는다.
들깻가루가 들어가 뻑뻑하고 진한 국물이 대번에 보양식 느낌을 준다. 강원도 스타일답게 감자옹심이 등도 넣을 수 있다. 미꾸라지 강정이 있는 것이 특징. 갓 지은 돌솥밥으로 선택하면 1000원 추가된다. 강원 원주시 단관공원길 90-3. 1만 원.
◇청도식 = 경북 청도역 앞에도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추어탕 거리가 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의성식당은 피라미 등 민물 잡어를 넣고 끓여낸 청도식 추어탕을 파는 곳이다. 미꾸라지는 넣을 때도 있고 아예 안 넣을 때도 있다.
배추와 얼갈이, 우거지 등을 듬뿍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살짝 간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맑은 국물이다. 미리 초피가루를 넣어 국물 맛 자체가 얼얼하니 시원하다. 된장이나 고추장, 사골육수를 쓰는 다른 지방 추어탕보다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청화로 204.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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