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 ‘마포옥’의 파김치 = 정통 서울식 설렁탕집으로 올해로 70년이 넘은 노포. 1949년 개업했다. 한우 사골과 소고기 양지, 차돌박이 등을 써 구수하고도 진한 국물로 정평이 났다. 맛좋은 국밥집이 대개 그렇듯 이 집의 김치 역시 맛이 좋다.
적당히 익어 아삭한 김치를 내놓는데, 신김치와 파김치는 따로 부탁해야만 내준다. 파김치의 알싸한 매운맛이 농후한 국물과 잘 어울린다. 미리 알고 찾아 먹으면 단골. 서울 마포구 토정로 312. 양지설렁탕 1만5000원.
◇서울 종로 ‘열차집’의 굴조개젓 = 서울 시내에서 전을 부쳐 파는 ‘전집’ 중 가장 유명한 집이 아닐까 한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 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하는 모둠전과 빈대떡이 막걸리를 부른다.
이 집에선 독특하게도 전을 간장과 함께 굴 조개젓에 찍어 먹는데 이게 훌륭하다. 매운 양념을 가미한 짭조름한 조갯살이 탱글탱글하니 적당히 곰삭은 맛인데 기름기와 잘 어울린다. 기름에 지진 빈대떡에 얹어 먹기도 하고 싸먹기도 한다. 젓갈 추가 주문은 따로 돈을 받는데, 양이 많아 당당하게 안주로 한몫한다. 서울 종로7길 47. 빈대떡 3장 1만3000원.
◇고양 탄현 제니스 ‘산전수전’의 묵은지 =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와 막걸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집. 깔끔한 맛의 전(부침개)과 제철 술안주로 소문난 곳인데 김치가 맛있기로도 유명하다.
묵은지와 겉절이 모두 맛있고 곁들여 차린 젓갈류도 좋다.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동에 있지만 멀리서도 찾아오는 집이다. 얼핏 저녁 장사에 포인트가 맞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육개장과 흑임자들기름 국수 등 맛난 식사 거리도 많다. 고양시 일산서구 일현로97-11. 1층. 소고기육개장 1만 원.
◇전남 장흥 ‘경성식당’의 김치 = 업태는 ‘동네 중국집’인데 반찬이 수도 없이 깔린다. 그것도 어묵조림이나 진미채처럼 쉽게 만드는 찬이 아니다. 다 김치 종류다. 묵은지에 갓김치, 부추김치, 무말랭이, 총각김치까지 있다.
단무지와 양파는 당연하다. 반찬은 철에 따라 바뀐다. 봄에는 냉이, 여름엔 고구마순 식으로 계절이 반영된다. 짜장면에 먹자니 황송하다. 양념을 남겨 밥까지 비벼서 먹으면 간이 딱 맞는다. 그 자리에서만 40년이 넘은 오래된 식당. 전남 장흥군 읍성로 164. 짜장면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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