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나루터 = 일단 서울부터 시작한다. 참게메기매운탕으로 유명한 을지로 맛집이다. 식사도 식사지만 저녁 술손님이 들끓는다. 두툼한 메기 살점과 참게에서 우러난 시원한 국물을 함께 떠먹으면 저절로 소주를 부른다. 갓김치와 총각무, 파김치 등 반찬도 맛있어 라면에다 수제비 사리까지 챙겨 먹으면 당장 배가 불러온다. 점심 메뉴는 1인분 1만3000원으로 할인가격을 받는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12길 13 백양빌딩. 2만8000원부터.
◇고흥민물매운탕 = 여기도 서울이다. 그런데 방식은 아예 현지에서 맛보는 기분. 전남 고흥은 갯가 이미지가 강한데 민물고기만 취급한다. 메기탕과 빠가사리탕, 잡고기탕에다 쏘가리탕도 있다. 바깥 수조에서 바로 잡은 고기를 쓱싹 손질, 양념해 탕으로 내준다. 된장과 고추장, 청양고추를 넣은 양념이 얼큰해 입맛을 살린다. 대파와 쑥갓, 민물새우를 넣어 깔끔하게 뒷맛을 잡았다.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4길 31-2. 3만8000원부터.
◇파주 민바리고추장매운탕 = 달지 않고 시원한 경기도식 고추장 베이스 ‘털레기’ 국물이다. 털레기란 수제비 등 모든 것을 털어 넣는대서 붙은 이름이다. 메기매운탕을 기본으로 빠가사리를 섞을 수 있으며, 아예 잡어로 주문해도 된다. 기본적으로 참게가 들어가며 따로 참게장을 주문할 수도 있다. 수제비와 미나리는 계속 더할 수 있도록 아예 옆에 따로 놓아준다. 파주시 쌀뚜기길 44-42. 4만 원부터.
◇무주 큰손식당 = 매운탕의 ‘본좌’격인 쏘가리매운탕이 인기다. 고소한 맛이 나는 쏘가리를 듬뿍 넣고 깻잎, 시래기, 미나리, 팽이버섯 등 다양한 채소를 담은 매운탕이다. 칼칼한 국물에 쏘가리에서 녹아난 감칠맛이 배었다. 쏘가리회 메뉴를 둔 쏘가리 전문 식당이다. 30년 전통 노포답게 곁들인 찬의 손맛이 좋다. 총각무 김치만 해도 밥 한 공기쯤은 거뜬히 비운다.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117-5. 7만 원부터.
◇춘천 북한강식당 = 강변 따라 줄을 잇는 식당 중 하나인데 흔히 말하는 ‘풍경맛집’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춘천식 잡어매운탕을 즐길 수 있는 집이다. 모래무지, 누치 등 그야말로 잡어를 한데 넣고 보글보글 끓여준다. 매운탕이지만 된장을 넣어 구수하고 시원하다. 잡어는 잔가시가 있어 발라먹기 귀찮을 때도 있지만 보드랍고 달달한 살맛에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춘천시 남산면 북한강변길 910-24. 3만5000원부터.
◇파주 임진대가집 = 참게는 민물 갑각류의 대표다. 참게는 살이 적지만 단맛이 일품이다. 임진강변에서 참게매운탕을 끓여내는 집이다. 고즈넉한 한옥집 앞마당에 펼쳐지는 전원 풍경이 입맛까지 돋운다. 알이 가득 찬 참게 내장에 국물을 끼얹어 함께 밥을 비비고, 가느다란 다리는 쪽쪽 빨아먹으면 된다. 수제비와 함께 후루룩 떠먹으면 입안에서 감칠맛이 폭발한다. 누구나 곁들이는 감자전과도 궁합이 딱 맞다. 파주시 문산읍 임진나루길 80. 7만 원.
◇광양 옴서감서 = 옥룡 도선국사마을 아래 ‘옴서감서’는 가마솥밥을 내주는 백반집으로 유명한 곳. 여름부터 피리매운탕을 찾는 이들이 많다. 피리는 피라미를 이르는 방언인데 식당 앞 하천에서 잡은 피라미를 매콤하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누가 피라미를 폄하했을까. 엄연한 잉엇과다. 체구는 작지만 오래 끓여낸 국물이 깊고 시원하다. 재료가 없을 때도 있으니 예약 주문해야 한다. 광양시 옥룡면 백계로 165. 3만5000원.
◇청도 의성식당 = 1963년 개업했다. 청도역 앞 50년 역사 추어탕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다. 이름은 추어탕이지만 메기, 피라미 등 민물고기를 함께 넣고 끓여낸다. 미꾸라지는 넣을 때도 있고 없으면 아예 안 넣기도 한다. 배추와 얼갈이, 우거지 등을 듬뿍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살짝 간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맑은 국물이다. 미리 초피 가루를 넣어 국물 맛 자체가 얼얼하다. 청도군 청도읍 청화로 204. 7000원.
◇한탄강 오두막골 = 가물치가 산란기를 앞두고 요즘 살이 올랐다. 보양의 상징이다. 영어로는 뱀 대가리 고기(Snakehead fish).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육식 담수어종이다. 매운탕으로 유명한 연천군에서 가물치로 불고기를 하는 식당이다. 복불고기처럼 살점을 발라내 양파와 함께 칼칼한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볶아먹는다. 살집이 단단해 쉽사리 부서지지 않는다. 키조개 관자처럼 존득한 식감에 감칠맛도 품었다. 연천군 청산면 청창로141번길 92. 민물새우탕 9000원. 가물치구이 4만5000원.
◇연천 한탄강강변매운탕 = 그 유명한 한탄강 참게와 잡고기 매운탕을 맛보고 싶다면 찾아볼 만 한 집. 그날 잡은 신선한 잡어를 얼큰하게 끓여낸다. 떡 벌어지게 올린 푸짐한 건더기와 국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살집 좋은 메기와는 달리 날씬(?)하지만 살점이 훨씬 부드럽고 국물에 진한 풍미가 우러나오는 것이 매력이다. 괜히 매운탕 하면 ‘한탄강’이 유명해진 게 아니다. 연천군 전곡읍 선사로 149. 4만 원부터.
◇생초모아식당 = 65년 전통의 노포다. 산청의 생초물고기마을에 위치한 집이다. 쏘가리 매운탕으로 유명하지만 어탕국수도 맛있다. 경남에선 어죽을 어탕국수라고 부른다. 한약재를 넣은 육수에 직접 담근 장으로 맛을 냈다. 시원하고도 묵직하다. 김치를 썰어 넣고 중면을 말아낸 국수는 새콤한 국물과 씹는 맛이 어우러졌다. 여름날 ‘집 나간 입맛’을 당장 되돌린다. 칼국수로 주문할 수도 있다. 은어회와 은어조림도 별미다. 산청군 생초면 산수로 1026.
◇충주 실비집 = 목계나루 인근 실비집은 칼칼한 양념에 시래기와 매자(참마자의 충주 방언)를 넣고 조려낸 참매자조림이 맛있다. 보기만 해도 입맛을 자극한다. 양념 머금은 새빨간 시래기를 부드러운 매자 살과 함께 집어 방금 지은 쌀밥 위에 올려 한 숟가락 뜨면, 땀이 뻘뻘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몸에서 땀을 빼간 대신, 영양과 맛으로 두둑이 채워준 기분이다. 충주시 엄정면 새동네1길 7-24. 매자조림 2인분 3만 원.
◇이천 신갈미 = 지역에서 쉬쉬하며 먹다 이제 들통난 집이다. 생선국수와 추어국수를 끓여 판다. 말이 국수지, 매운탕 전골에 가깝다. 진한 국물에 굵은 녹차 면발을 말고 수제비까지 먹다가 결국 밥까지 볶는다. 칼칼하고 진득한 국물 한 방울 남기는 것이 아깝다. 밥을 넣고 볶다가 눋기 시작하면 밥공기로 바닥까지 박박 긁어 퍼주는데 이 맛을 놓치면 아쉽다. 이천 테르메덴 인근에 있다. 이천시 경충대로 2494. 생선국수 7000원. 추어국수 8000원.
◇예산 대흥식당 = 예당호가 있어 어죽을 잘하는 지역인 예산에서도 유명한 식당이다. 관광객은 물론, 지역 시민들도 많이 찾는다. 구수하고 뜨거운 어죽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당장 힘이 넘치는 듯하다. 어죽은 죽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충청도에선 보통 국수를 넣는다. 새콤달콤한 국물에 구수한 맛이 들었다. 갈아 넣은 잡어가 오랜 시간 우려낸 진한 국물에 그대로 녹아있다. 예산군 대흥면 노동길 14. 8000원.
◇옥천 선광집 = 옥천군 청산면 생선국수 거리를 지키고 있는 집이다. 매운탕의 대중적 버전인 생선국수(어죽)로 유명하다. 이번에 소개할 것은 도리뱅뱅이. 꼭 맛봐야 한다. 작은 민물고기를 뱅뱅 돌려 담고 튀겨내 매콤한 양념을 얹은 음식이다. 놀라울 정도로 바삭하고 고소하다. 통째로 먹으니 영양가는 물론이요, 비린 맛도 하나 없다. 오후면 모두 팔고 영업을 끝낸다. 1962년 문을 열었다.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6. 6000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