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엔미미=원래 장안에 소문난 서울 최고 딤섬(點心)집이지만 광둥식 요리와 황금 볶음밥도 잘한다. 황금 볶음밥은 팬에 밥과 달걀을 깨 넣고 웍(팬을 흔드는 작업)으로 섞는 여느 볶음밥과는 조리법이 다르다.
미리 생달걀 물을 밥에 부어놓았다가 볶으면 전체가 샛노란 황금색 볶음밥이 된다. 대파 향과 불향이 잘 스며든 고슬고슬한 볶음밥은 다양한 딤섬으로 잔뜩 일으켜 세운 미각의 완성을 돕는다. 살짝 모자란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도 채워준다. 정통 대륙식 중식을 전공한 정지선 셰프가 운영하는 집이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19 1층. 9000원.
◇전주풍남회관=펄펄 김을 피우며 뚝배기 위로 솟구치는 용암 같은 계란찜.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다. 누구나 상 위에 하나씩 놓고 있다.
전주식 양념으로 제육과 오징어 볶음, 각종 찌개 등 식사와 안줏거리를 파는 집인데 여기에 계란찜을 더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된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48 광안빌딩 2층. 8000원.
◇오자와=오야코(親子)동이라니, 이런 이름이 어딨나. 닭(부모)과 달걀(자식)이 한데 들어간 덮밥이라고 이처럼 잔인한(?) 이름이 붙었다. 닭다리살에 달걀을 두르고 볶아낸 것을 사발에 담은 밥 위에 얹은 기본적 ‘돈부리’다.
닭고기는 한입 크기로 잘라내 먹기에 좋고 부드러운 달걀이 고소한 맛을 더한다. 슴슴한 양념장(쓰유)이 이미 밥알에 배어 들어 달걀과 살살 섞어 먹는 맛이 좋다. 친절하고 맛있는 정통 일식덮밥집으로 소문나 긴 줄을 드리운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10길 15 1층. 8500원.
◇모뎐 연(淵)=주택가에 숨어 있는 작은 베이커리인데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의 디저트다. 달걀노른자에 설탕을 가미하고 충분히 저어 차완무시처럼 부드럽게 만든 필링을 오목한 타르트 빵에 채워 넣은 것으로 그리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을 낸다.
에스프레소 커피나 밀크티와 잘 어울린다. 이곳 에그타르트는 타르트 빵이 두툼해 보디감이 있지만 필링이 매끈하고 부드러워 목이 메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19길 52-7. 3500원(1인당 2개 제한).
◇연희일품향=‘가정식’을 강조한 중식으로 사랑받는 곳. 달걀과 대파로만 볶아낸 달걀볶음밥 한 접시에는 정통 중화요리사의 솜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웍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밥알 하나하나에 적당히 익은 달걀이 한결같이 붙어 있다.
불향이 배어 있어 아무런 소스 없이도 금세 한 접시를 비워낼 수 있다. 화상이 운영하는 집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던 명동에서 연희동으로 옮겨 일품향을 다시 열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43. 6500원.
◇후라토식당=스테이크덮밥(스테키동)을 파는 집인데 반숙 오므라이스도 인기다. 포크를 갖다 대면 겉면이 쩍 갈라진다고 해서 이른바 ‘쩍므라이스’로 불리는 인기 메뉴다. 잘게 썬 채소를 넣고 밥을 볶아 두툼한 반숙 오믈렛을 따로 얹었다.
달걀을 깨뜨려 흘러나온 노란 속을 밥에 살살 섞어 먹으면 고슬고슬한 밥알과 잘 어울린다. 짭조름하고 새콤한 특제 소스를 곁들여 준다. 처음엔 그냥 먹다가 나중에 소스를 끼얹으면 치즈처럼 눅진한 오믈렛이 당장 새로운 맛으로 살아난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19 로얄빌딩 아케이드 B1. 1만1000원.
◇운암콩나물국밥=남부시장 안에는 많은 콩나물국밥집이 있지만, 토렴과 수란(반숙란) 때문에 이 집을 찾는 손님이 많다. 밥공기에 적당히 익힌 반숙란에 국물과 김가루를 부셔 넣고 후루룩 마시듯 떠먹으면 국밥을 먹기도 전에 해장은 이미 끝나는 셈.
달걀에는 메티오닌 성분이 있어 숙취 해소에 좋다. 국밥은 담백하고 칼칼해 배배 꼬인 속을 확 풀어준다. 전주 완산구 풍남문2길 63 남부시장 2동 80호. 6000원.
◇신승관=계란탕이라 하면 보통 볶음밥 주문할 때 곁들여 주는 국물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중화요릿집에 있던 안주 메뉴다. 새우나 오징어 등 해산물과 버섯을 볶다가 물을 붓고 달걀을 한가득 풀어내는 수프요리다.
게살수프처럼 부드럽고 구수해 볶음 종류 안주와 곁들이면 좋다. 시원한 노계 육수라 남녀노소 꺼리는 사람이 없다. 고소한 계란탕을 차리는 이 집은 종로1가에서 가장 오래된 중식당 노포로 1964년에 개업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 34 알파빌딩 지하 1층. 2만5000원.
◇장흥 시골집=다양한 반찬을 상에 깔아주는 백반집이다. 아는 사람만 주문하는 ‘계란말이’가 있는데 이게 비주얼을 지배한다. 다른 반찬도 많지만 거의 달걀 한 판(요즘은 10알이다)을 깨서 부쳐낸 계란말이를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 반드시 케첩을 뿌려 먹어야 한다.
달걀에 별로 없는 비타민C, K를 토마토가 보강해준다. 게다가 토마토에 대량 함유된 리코펜 성분은 달걀노른자와 섞이면 흡수와 영양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런데 케첩에 토마토가 얼마나 들었을까. 보통 토마토 페이스트가 50% 정도 들었다. 장흥 장흥읍 토요시장3길 15. 계란말이 1만 원, 백반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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